[INBP 2주차] 타르트의 기본공식 알아가기 - 배우기


지난 주 빠뜨 사블레pâte sablé와 그것을 활용한 간단한 형태의 과자를 배운데 이어, 이번 주는 빠뜨 아 퐁세pâte à foncer, 빠뜨 쉬크레pâte sucré와 이들을 베이스로 한 여러가지 타르트를 만들었다.

아마추어일적엔 특정한 타르트를 만들고자 맘을 정하면 그 레시피에서 지정하는 반죽과 내용물을 만든다는 느낌이었는데, 학교에선 그릇이 되는 타르트안에 어떤 내용물을 담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타르트로 변주된다는 점을 배웠다. 

내용물은 크림, 과일, 견과류, 초콜릿 등의 재료가 가능하겠고, 프랑스에서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배합은 학교에서 가르쳐주겠지만 그외의 부분, 그러니까 새로운 조합과 데코레이션 등은 개인의 창조력 또는 취향에 맡겨질 부분일게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 같기도 하지만, 늘상 품목을 먼저 선택하는 사고방식에 젖어있던 나로선 응용과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새로웠다. 빠뜨 하나를 그릇으로 정하고, 그 안에 담길 재료와 조합들을 바꿔가며 가지치기 하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처음으로 만든 타르트는 플렁Flan. 외관은 흡사 에그타르트와 같다. 전통적인 플렁과는 약간 다르지 않나 싶은데, 왜냐하면 달걀 노른자만을 사용한 크렘 빠띠시에르를 넣었으니 전란을 사용하는 플렁과는 질감이 조금 다르겠고, 음..말하다 보니 외관뿐만 아니라 레시피도 거진 에그타르트구나-

오븐에서 꺼낸후 나빠쥬nappage를 발라주어 반딱반딱. 느끼할 수도 있는 크림 위에 새콤달콤한 나빠쥬가 발려서 그런가, 예전에 에그타르트를 먹고 들었던 거부감은 그닥 안들었다. 

마트 가면 늘상 보는 배 아멍딘Amandine aux poires. 크렘 다멍드crème d'amande(아몬드 크림)에 통조림배를 넣어 구운 것이다. 상당한 배덕후가 아니고선 비주얼적으론 그닥 끌리는 과자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맛은 나쁘지 않다는 거.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돈내고 사먹을 생각은 안드는;

이 분은 산딸기 아멍딘Amandine aux framboises. 산딸기는 저 아몬드 슬라이스 밭아래 아몬드크림과 함께 매장되어 있기에, 타르트 위에다 산딸기의 존재에 대한 힌트를 남겨보았다. 

또 시키더라 배 아멍딘..만만한게 배값이라 그런지 이번주에 두번 만들었다. 약간 지루하게 생긴 애라 장식 조금 얹어보았다.

얘는 크렘 다멍드 말고 크렘 드 누와제뜨crème de noisette(헤이즐넛 크림)와 산딸기를 넣은 타르트. 산딸기를 얹어주지 않으면 저 덕지덕지한 헤이즐넛 슬라이스 때문에 시각적으로 상큼한 인상을 주기 어렵다. 개인적으론 과일이 재료로 들어간다면 눈에 띄도록 가장 윗부분에 배치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생과일이 아니고 냉동과일을 쓴다면 과일이 녹거나 구워진 후에 그 모양이 본모양 그대로 예쁘게 남으리란 보장도 없긴 하겠다. 어쨌든 더운 여름날에 구미를 당기게 하는 생김새는 아니지 싶음. 

자. 이것은 선생님이 니맘대로 만들어 보세요~했던 타르트Tarte au choix. 크렘 드 피스타슈crème de pistache(피스타치오 크림)과 산딸기framboise 그리고 믹띠유Myrtille(빌베리)를 넣어 보았다. 요거트도 아이스크림도 에클레흐도 한가지 맛만 고르라 한다면 늘 피스타치오를 고르는 피스타치오 덕후의 사심가득한 선택이랄까!

생김새는 어디서 뗏장 떼어온거마냥 잔디밭 자갈밭삘 나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다! 물론 피스타치오 맛만 나면 다 좋은 나의 주관이긴 하지만..ㅋㅋ

프랑스에서 만나는 견과류의 질이란, 한국에서 관리소홀이나 유통속도의 문제로 저하된 견과류의 맛보다 우수한 편인지라..과자에 풍부한 맛을 주는데 이만한 것도 없긴 하다. 하지만 덥고 지치는 여름에 무거운 견과류로 뒤덮힌 타르트를 주일내내 만들다보니 조금 답답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리고 그간 돌아다니면서 보았던 여러 제과진열대에서도 이런 스타일의 상품은 거의 보지 못했던거 같기도 하고. 어쩌면 약간 구식스타일의 과자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클래식이던 모던이던 두루두루 거쳐야할 부분이니..군소리는 말아야지 ㅎㅎ

하루하루가 어찌 지났는지 싶을 정도로 시간이 지나가, 두번째 주가 후딱 지나갔다.
발바닥과 등의 고통은 다행히 몸이 일에 익숙해진 덕인지 덜 힘들다. 다만 이번주 중에 노동에 이용되는 신체부위가 돌아가면서 아팠음 ㅋㅋ 갑작스런 노동에 다들 반항 한번씩들 하는게지. 그래도 7시간에 가까운 실습수업이 끝나고 나면, 나나 반친구들이나 한숨반 안도반의 휴~하는 숨들을 쉭쉭 몰아쉬며 옷을 갈아입는다 ㅎㅎ

사실 몸은 벌써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아 그부분은 더 걱정이 안드는데,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만만치가 않다. 내 스스로에 바라는 수준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나의 현실, 그리고 언어적인 답답함 등이 겨우 수업 2주째일 뿐이란 걸 망각하게 할 정도로 나를 덮쳐온다. 같은 반 친구와 설거지를 하며 밤에 피곤한데 잠이 안와- 했더니, 스트레스 받는 건 당연하고 이해하지만 우리 겨우 한주 반 지났을 뿐이잖아- 하면서 격려한다. 

그래, 성장하는데 나태함도 덫이지만 지나친 조바심도 독이겠지. 앞으로 교육을 받으면서 터득해야 하는 것은 제과기술 뿐만 아니라,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더 우선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INBP1주차] 낭트 사블레와 뤼네뜨 - 배우기

개강 후 첫 실기수업. 수업은 가장 기본이 되는 반죽과 그것을 응용한 과자를 배우는 것으로 전개된다.

첫 타자는 빠뜨 사블레pâte sablé로, 같은 식구인 빠뜨 쉬크레나 빠뜨 브리제와 비슷하지만 얘는 빠뜨 그 자체만 먹어도 좋다는 게 다른 점. 다른 반죽보다 높은 버터 함유량을 자랑하기에, 버터의 풍미를 느끼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모래sable라는 단어에서 온 반죽이름처럼, 반죽과정 초반에서 버터와 밀가루 그리고 설탕이 마치 모래같은 입자로 고루 섞여야 시작을 잘 한 것이다.

이 작업은 사블라쥬sablage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 일할 때 배웠던 빠뜨 사블레 제법이랑은 완전히 달라 새로웠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쿠키를 만들 때와 같이, 버터와 설탕의 크림화부터 시작하여 밀가루를 가장 마지막에 넣었는데, 여기서는 달걀을 제외한 모든 마른재료를 처음부터 넣고 혼합한다. 모래입자처럼 잘 섞인 마른재료를 눈으로 보고나서야 왜 빠뜨 사블레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확실히 가더라. 

이 입자크기의 차이만 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바삭하고 퍽퍽한 영국식 스콘을 만드는 방법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여, 이 반죽을 가지고 만든 것은 낭트식 사블레 Sable Nantais와 뤼네뜨 Lunettes.

빠뜨 사블레를 찍어낸 후 커피와 달걀노른자를 섞은 것을 위에 얇게 여러번 발라준다. 커피엑기스를 사용했지만 향은 느끼기가 어려웠다.
요건 공산품으로 나오는 낭트 사블레. 모양도 맛도 다를 것만 같은 생김새다.


다른 모양틀로 찍어낸 반죽으로 만든 뤼네뜨. 안경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구멍을 뽕뽕 두군데 뚫고 가운데에 산딸기잼을 채워넣었다. 내 눈에는 안경보다는 잼으로 막힌 돼지코 같다ㅎ

버터맛으로 즐길 수 있는 빠뜨 사블레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맛인데, 이렇게 잼을 곁들이니 좀 달긴 해도 아주 잘 어울린다.
시중에서 파는 산딸기잼에서는 못느꼈던 장미향 같은 것이 잼에서 느껴졌는데, 학교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하는 거라 뭔가 다른 것일까. 이 과자는 공산품으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누뗄라나 다른 종류의 잼으로 채워진 것도 보았다.

거진 2년에 가깝게 노동이라는 걸 안하고 살다가 오랫만에 몸을 쓰려니 상당히 버겁다. 7시간동안 앉지를 못하니까 수업 중반 이후부터는 발바닥이 터질 지경이다. 컴포트슈즈처럼 생긴 작업용 신발이 그다지 편하지 않다는게 허점. 발바닥의 고통에 온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에서, 교실에 흘러다니는 프랑스어를 캐치하려고도 애를 써야 하니,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소진이 된 느낌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지압깔창같은 거라도 있음 공수받아야겠다. 발바닥이 아프니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서리..ㅠ 발바닥아 귀야 언능 적응허자!!응?

파리빵집탐험 1. 스토헤 Stohrer, 파리 최고의 에클레흐? 글쎄- - 맛보기

3구,4구를 지나 마침내 도착한 2구의 몽토게이 가 Rue Montorgueil
이 거리는 딱 들어서자마자 활기찬 먹자골목의 분위기가 확 풍기는게, 아니나 달라 온갖 식료품점 카페 식당들로 가득~

그리고 이곳은 모네가 그린 동명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이 골목을 찾은 이유는..바로 이 곳 때문.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이라는 스토헤Stohrer!
사실 이 집은 내가 이전 포스트: <빠리빵집탐험 0. 탐험을 위한 가이드책을 구하다>에서 언급한 책에 나온 책은 아니다. 하지만 워낙 역사가 있는데다, 어떤 품목 하나가 괜찮게로 이름난 곳이라 처음으로 들렀다.

루이 15세의 왕비, 폴란드 공주 마리 레슈친스카는, 1725년에 아버지의 요리사 스토헤를 포함한 궁정인들을 데리고 시집을 오는데, 5년 후 그 요리사 스토헤가 이 거리에 자리를 잡고 제과점을 연 것이 이 가게. 역사적 명소라라 그런지 가게 앞에 이런 안내판도 함께있다.

이 가게의 장기는 에클레흐 오 쇼콜라 Eclair au chocolat. 크렘 파티시에흐로 속을 채운 길쭉한 슈크림과자라고 보면 된다. 파리 최고의 에클레흐로 뽑혔다고 해서 잔뜩 기대 ㅎㅎ 한국에서 만족스레 먹어보지 못했던 품목을 제대로 먹어보겠구나 하는 기대감 만빵.


어떤 빵집들은 traiteur라고 해서, 우리나라 반찬가게 마냥 간단한 식사거리 그러니까 짭짤이들도 취급하는데, 이 가게도 그런 경우. 매장 한켠은 이렇게 파이 혹은 빵반죽 위에 고기나 해산물 채소등을 올려 구운 음식들로 채워져 있었다.

저 매트하면서도 광택이 도는 글라사주..+_+

사실 이곳의 전통적인 장기는 왼쪽의 바바 오 럼 Baba au rhum 인데..들고다니기 힘들 거 같아 다음 기회로..

아 침나와..스읍

내관이나 과자 생김새나, 전통의 집이라 그런지 막 현대적으로 세련된 맛은 없음. 
서울의 태극당 느낌?ㅋㅋ



고풍스런 장식들..1864년에 화가 폴 보드리에 의해 가게가 지금 모습으로 단장이 되었는데,
오페라좌의 대기실과 시공한 장식을 통해 명성을 얻은 화가라고 한다.

여왕님도 행차하셨네.
자랑스러운 건 이해가 가는데 이런 사진을 엽서로 팔면 사는 사람이 있기는 하나?ㅋㅋ 한장에 2000원 가까이 하던데.

파리브레스트(상)와 에클레흐(하) 하나씩 사들고 숙소로 귀환.

전통적인 원형모양에서 벗어난 버전. 슈과자 반죽에 프랄린 들어간 크렘 무슬린을 채운 과자이다. 
크렘 무슬린crème mousseline은, 크렘 파티시에흐(커스터드 크림)에 버터를 혼합한 것으로,
버터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의 중간지점에 있는 느낌을 준다. 

이 푸짐한 크림 인심..


보통 프랄린은 아몬드로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 과자에서는 헤이즐넛의 향도 느껴졌던 거 같다.
슈 과자는 적당히 바삭하고 질기거나 축축하지 않아 괜찮았다.


한편, 그 유명하다는 에클레흐 오 쇼콜라. 보통은 커피맛 피스타치오맛을 선호하는데, 여긴 특히 초콜릿맛이 좋다니 그걸 골랐다. 하지만 감상은.. 축축하고 질긴 슈가 실망스러웠다는 거. 초콜릿맛은 물씬 났는데 그리 놀랄만한 맛은 아니었다.

시식결과 파리브레스트 승! 정말 파리 최고의 에클레흐 맞냐..지방에 가도 이 정도로 맛있는 건 깔렸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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